[루키=박정은 칼럼니스트]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한 주간의 ‘그뤠잇’으로는 하나은행의 강이슬과 우리은행의 나탈리 어천와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들 중 강이슬에 대해서 더 중점적으로 말해보고자 한다.

일단 지난 한 주간 가장 인상적이었던 팀이 하나은행이었다. 

플레이오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기를 펼쳤고, 결과에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농구팬들도 하나은행의 경기를 보면서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런 하나은행의 에이스로 올 시즌 많은 성장을 보여준 강이슬은 지난 한 주 동안 좋은 3점슛의 위력을 보여주며 슈터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WKBL 최고의 슈터 강이슬
vs 우리은행(2/9) | 38:08 26점(3점슛 6/8) 5리바운드
vs 삼성생명(2/11) | 32:08 16점(3점슛 4/7) 2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올 시즌 기록을 봐도 강이슬은 분명히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선수 중 한 명이다.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16.1점)고 3점슛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장 많은 3점슛(2.7개)을 성공하면서, 성공률(41.6%)도 1위다.

현재 리그에서 슛은 가장 뛰어난 선수인 것 같다. 

강이슬은 안쪽에서 밖으로 빠져 나온 뒤 볼을 받아 몸을 돌려 슛을 시도할 때 흔들림이 없다. 몸이 림과 정면 상태를 유지하며 일자로 곧게 올라간다. 하체의 사용도 좋다. 여기서 몸이 흔들리면 슛을 던질 때 볼이 옆으로 빠지게 된다. 또한 다리가 똑바로 받쳐주지 못하면 손을 끝까지 뻗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공에 대한 컨트롤이 안 된다. 이런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슛을 던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강이슬은 이런 움직임과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 게다가 타이밍이 상당히 빠르다. 슈팅 타이밍은 물론 슛을 던지는 자세, 밸런스 등이 WKBL에서 가장 좋은 것 같다. 가장 슈터다운 슈터다. 손에 딱 맞는 패스를 주는 선수와 만나면 주체할 수 없는 득점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우리은행과의 경기는 인상적이었다. 

강이슬은 이전까지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박혜진의 수비에 버거워하는 모습이 많았다. 공을 잡기 전에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살피는 부분이 부족했고, 너무 정직한 움직임을 가져가다보니 상대 수비수를 떼어내지 못하고 항상 달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확률 높은 3점슛의 폭발력과 함께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이 좋아졌다. 본인의 움직임으로 가져간 것도 있었고, 스크린 등 동료들의 역할로 인해 찬스를 잡은 것도 있었다.

공을 잡기 전에 상대 수비를 읽는 눈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스크린을 받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감각적으로 상대가 스크린에 걸려 수비와 거리가 벌어졌다는 걸 인지하고 과감하게 슛을 던지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여전히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강이슬의 경력과 나이, 그리고 발전 속도들을 볼 때 상당히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더 위력적인 득점원으로의 성장
개인적으로는 강이슬이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서 던지는 모습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 패턴이라든가 팀플레이로 슛 찬스를 만들 때는 자신 있게 하며 움직임도 좋다. 하지만 자유롭게 스스로 공격을 만드는 모습은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포인트 가드가 그런 움직임을 놓치고 패스를 주지 못할 때도 있겠지만, 그렇게 자기 움직임을 부지런히 가져갈 때 기회는 올 것이고 다른 동료에게도 더 좋은 상황이 만들어진다.

어차피 하나은행을 상대하는 팀들은 강이슬의 득점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수비를 펼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구석으로 피하거나, 상대에게 잡히는 것으로 그치면 안 된다. ‘내 움직임으로 인해 동료에게 찬스가 나고 팀 공격의 활로가 열린다’는 것을 잊지 말고, 또 그럴 때 나에 대한 수비도 풀린다는 것을 즐겼으면 좋겠다. 

하나은행에서는 강이슬이 득점을 책임져야 하는 선수다. 득점을 꾸준히 가져가 줘야 한다. 지금은 기복이 있다. 경기 마다도 있고, 경기 중에도 있다. 폭발적으로 몰아치다가 갑자기 득점이 없는 시간이 오기도 한다. 

사실 경기 내내 상대가 슛을 열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슛이라는 건 ‘평균’이라는 확률도 있고 기복도 있다. 그래서 강이슬이 3점슛에 강점을 살리되 너무 3점슛에만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령 픽앤롤을 할 줄 아는 선수가 되면 조금 더 쉽게 농구를 할 수 있다. 지난 10일 KB와 신한은행의 경기에서 모니크 커리가 했던 플레이들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강이슬은 픽앤롤을 할 때 센터 수비수가 강하게 나오면 당황하며 머뭇거리는 느낌이다.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럴 때에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드리블을 시도하거나, 자세를 좀 더 낮춰서 옆으로 드리블을 길게 친다던가 하는 여러 가지 대응법이 있다. 

파워를 더 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어깨로 상대를 밀고 들어가서 힘을 쓸 줄 알아야 한다. 강이슬은 신장도 있고 어깨도 좋다. 김단비나 김정은이 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세가 낮으면 힘을 쓰는데 용이한데 강이슬의 경우는 자세가 높다보니 힘 대결에서 조금 밀리는 것 같다.

또 미들슛을 시도하는 것도 좋지만 인사이드로 들어가면서 공격을 만들어 내는 걸 배우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런 움직임을 가져가다 보면 어시스트에 대한 시야가 열린다. 

패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예측을 해서 패스를 시도하는 건 좋은데 ‘나만의 예측’이 되면 턴오버가 된다. 실수를 통해서도 발전을 도모할 수 있지만, 볼을 아끼면서 흐름에 맞춰 패스를 주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승부처에서의 적극성과 수비
이기는 팀을 보면 중요한 순간에 선수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적극성이 발현된다. 우리은행이 좋은 예다. 승부처, 특히 3쿼터 막판 이후에 우리은행 선수들이 가져가는 적극성은 팀 승리와 직결된다. 이런 적극성은 철저하게 기본적인 것을 지켜가며 이루어진다. 

반면 좋은 경기를 하고도 아쉬운 패배가 많았던 하나은행은 잘 싸우다가도 중요한 승부처만 되면 미루는 모습이 보인다. 갑자기 ‘폭탄 돌리기’가 되어 버린다. 하나은행에서는 이런 부분을 풀어줘야 할 선수가 강이슬이다. 설령 실패하고 욕을 먹더라도 승부처에서 가장 적극성을 보여줘야 한다. 

강이슬이 4쿼터 마지막 5분에는 반드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 경기 내내 아무것도 못했다 해도 마지막 그 시간은 결국 강이슬이 가장 적극성을 보여줘야 하는 시간이다.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많은 지적을 받는 수비에 대해서도 보완은 필요하다.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슈터는 누구보다 많은 슛을 던지고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많은 슛과 득점이 슈터의 권리라면 수비는 의무다. 

어차피 슛이라는 게 던진다고 다 들어가는 건 아니다. 가장 많이 시도하는 만큼 실패도 가장 많다. 나는 현역 때 수비를 열심히 하면서 그로 인해 내가 원하는 만큼 슛을 던질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고 생각했다. 수비에서 기여를 했다고 여겼기에 슛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이 될 때는 망설임 없이, 또 원 없이 던졌던 것 같다.

슛이 잘 듣지 않을 때도 수비를 통해서 팀에 도움을 주게 되면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 내 공격 때도 수비에서의 효과가 이어진다. 

하지만 올 시즌 경기를 보면서 강이슬이 특별히 수비에서 문제가 된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공격력과 다른 장점에 비해 부족함이 있고 보완할 부분도 있지만 ‘수비가 약하다’고 질타를 당할 정도라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스크린을 빠져나오는 자세라던가 로테이션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 같지만 공격의 장점을 수비에서 까먹는 선수라는 평가는 동의할 수 없다. 수비 면에서도 더 배우고 실력을 키운다면 공수의 밸런스를 갖춘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빅맨 수비에서는 너무 일찍 포기하는 느낌이 있다. 

강이슬이 인사이드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180cm로 작은 키가 아니다. 최근 빅맨들 중에 박지수(KB)를 제외하면 강이슬보다 높이에서 압도적인 선수들이 많지는 않다. 그런데 그런 선수들과 매치가 되면 버티기 보다는 파울로 끊기에 급한 것 같다. 이 부분도 파워를 키워서 힘을 쓸 줄 알면 조금 더 요령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에 최적화 된 나탈리 어천와
vs 삼성생명(2/7) | 25:36 17점 11리바운드 2점슛 야투율 58.3%
vs 하나은행(2/9) | 40:38 25점 20리바운드 4스틸 2점슛 야투율 52.6%

지난 주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는 어천와가 아닐까?

사실 어천와는 기능적인 면만 놓고 보면 장점이라고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다. 191cm의 큰 키와 신장에 비해 미들슛 정확도가 있는 편이지만 개인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스피드나 탄력에 강점이 있지도 않다. 점프도 높지 않고, 경기에서도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모습도 아니다. 플레이를 놓고 보면 지난 시즌 하나은행에서 뛸 때와 비교해 특별히 성장한 모습도 아니다. 

선수 자체만 떼어놓고 보면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할 때 비교 우위의 평가를 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천와의 시즌 기록은 상승했고, 매 경기 비교적 꾸준하고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다.

결국 어천와는 우리은행이라는 팀에 특화가 된 것 같다. 우리은행이 아닌 다른 팀에 갔으면 이 정도의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천와는 우리은행에 있어서 더 빛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팀과 어천와 모두 윈-윈이다.

시즌 개막하기 전, 우리은행이 어떤 외국인 선수를 뽑아 어떻게 활용하는 지를 보는 것도 WKBL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을 어천와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어천와는 드래프트 순번 안에 지명되지 못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에서 지명해 현재 공헌도 3위에 오를 정도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천와는 상당히 머리가 좋고 어느 정도의 순발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단점을 보이지 않게 잘 감춘다. 영리하다보니 순간의 상황에 대한 대처가 기민하고 그에 따른 동작들이 잘 나온다. 근성도 있는 것 같고 승부욕도 상당해 보인다. 

이러한 어천와를 활용하는 국내 선수들의 역할도 칭찬할 만 하다. 우리은행은 현재 WKBL 국내 선수들 중, ‘농구를 알고 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으니 어천와를 잘 활용하고, 어천와 역시 이러한 국내 선수들을 잘 이용한다.

결론적으로는 어천와를 데려와서 이러한 쓰임새를 만든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농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다. 한 명의 특출한 스타가 흐름을 지배 할 수도 있지만  팀으로 만들어 내는 힘이 더 매력적일 수도 있다. 지금의 우리은행은 5명이 함께 하면서, 좋은 선수들의 조화로 인해 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어천와는 우리은행의 국내 선수들과 밸런스를 맞추기에 체력적인 면에서의 부족함도 느껴진다. 높이가 약점인 우리은행에서 어천와는 혼자 높이를 책임지고 있다. 데스티니 윌리엄스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무게감은 떨어진다. 결국 어천와가 해줘야 하는 몫이 분명히 있다. 

선발하는 외국인 선수에게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뽑아내서 최강의 조합을 만들어 냈던 우리은행이 이 부분에서도 어떻게 완성도를 높일지 기대가 된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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