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정진경 칼럼니스트]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의 5연승이 디펜딩 챔피언 시애틀 스톰을 만나 멈췄다. 시종일관 끌려 다닌 라스베이거스는 4쿼터에 역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고 66-69로 패했다. 연승을 마친 라스베이거스는 1위 자리도 코네티컷 선에게 내주며 2위로 내려왔고, 시애틀은 4위로 올라섰다.

선두를 지키지 못한 라스베이거스
올 시즌 시애틀은 정상전력이 아니다. 지난 시즌 MVP에 빛나는 브리아나 스튜어트(Breanna Stewart)와 WNBA를 대표하는 베테랑 가드 수 버드(Sue Bird)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한 저력을 보여주며 강팀다운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반면 1위를 달리면서도 전력에 비해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라스베이거스는 시애틀을 맞아 21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자멸했고, 3쿼터 6분을 남기고는 주득점원인 아이자 윌슨(A’ja Wilson)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교체되며 더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선두 라이벌 워싱턴 미스틱스는 오늘, 코뼈 부상으로 몇 경기 출장하지 못 했던 엘레나 델레던(Elena Delle Donne)이 복귀전을 치르면서 28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인디애나 피버에게 승리를 챙겼고, 시애틀도 지난달 25일 라스베이거스와 경기에서 부상으로 아웃되었던 가드 주얼 로이드(Jewell Loyd)가 복귀전을 치렀다.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더 견고하게 구축되어가는 과정인데 반해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윌슨의 부상은 공백 여부에 따라 라스베이거스에게 상당한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스베이거스 가드진의 치명적인 약점
오늘 경기에서 빌 레임비어(Bill Laimbeer) 라스베이거스 감독은 전반이 끝날 즈음, 팀의 주전 가드인 켈시 플럼(Kelsey Plum)을 아주 강하게 질책했는데, 그만큼 가드 라인의 문제는 라스베이거스의 상당한 약점이다. 매 경기 문제점이 드러난다. 

상대팀도 이 부분이 라스베이거스의 약점이라는 것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팀이던 라스베이거스를 상대로 경기 초반에는 강력한 수비를 준비해서 나오는 데, 가드를 압박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가드 중 한 명에게는 볼도 보지 않고 상대 얼굴만 마주보며 따라 다니는 풀 커버 디나이(Full cover Deny) 수비를 통해 아예 볼을 못잡게 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늘 시애틀은 WNBA에서는 드물게 풀 코트 프레스로 강하게 트랩을 걸면서 라스베이거스의 턴오버를 유발시켰다. 18개의 스틸을 성공한 시애틀은 득점까지도 쉽게 연결을 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어린 주전 가드들, 플럼이나 재키 영(Jackie Young)은 상대에게 압박을 당하면 시야가 철저하게 가려지고, 등을 대며 피하는 드리블을 치며 도망 다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기가 힘들다. 

플럼은 열심히 하고, 간간이 3점슛도 성공시키지만 고집이 아주 세 보이고, 재키 영은 재능은 있지만 게임을 읽는 능력이나 판단이 좋지 못해, 당황스런 턴오버를 범한다. 과도한 자신감으로 시도하는 플로터도 자주 블록슛을 당한다. 앞선 라인의 백업으로 나서는 타메라 영(Tamera Young)은 너무 자기 길만 가는 스타일이다. 팀 플레이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레임비어 감독은 화가 났는지 3쿼터에는 플럼을 빼고 데리카 햄비(Dearica Hamby)를 3번으로 기용해 가드 없는 경기 운영을 했는데, 햄비는 공격력이 있는 4번 포지션이긴 하지만 기본기가 좋지 않아 3번을 볼 때는 드리블이 많아지면서 턴오버도 많아진다.

최소한의 드리플로 간결한 마무리를 할 줄 알지만, 드리블이 많아지면 이상한 밸런스를 잡으며, 오른쪽 갈 때도 왼손으로 드리블을 하거나, 짝발 스텝으로 슛 마무리를 해 성공률도 높지 않다. 게다가 오늘은 4번을 볼 때도 다른 경기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지수에게 필요한 자신감
햄비의 부진으로 박지수는 1쿼터부터 출장의 기회가 있었고, 2쿼터에는 선발로 나오기도 했다. 박지수는 오늘 10분 33초를 뛰며 2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늘은 다른 때 보다 리즈 캠베이지(Liz Cambage)와 맞추는 시간이 더 많았다. 

라스베이거스의 모든 공격 옵션은 4번이 탑에서 볼을 연결하고 캠베이지는 스크린을 받아 볼 쪽 로우 포스트로 가서 볼을 받아 시작 하는 것이 많다.

캠베이지가 로우에서 볼을 잡았을 때는 보통 상대의 4번 수비자가 트랩을 들어가는데, 이때 골밑으로 달려드는 4번에게 찬스가 여러 차례 나기도 한다. 그러다가 상대의 수비 리커버가 빨라지면 반대 외곽 쪽에 생기는 찬스를 본다. 

오늘 박지수도 골밑으로 달려들 때 캠베이지의 볼을 받아 찬스를 잡았지만 턴오버를 범했다. 그런 공격 옵션에서 잘 받아 마무리를 할 수 있다면 더 쉬운 득점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득점은 3쿼터에 윙쪽 미들 라인에서 가드와 2대2를 하면서 스스로 1대1 상황을 만들어 낸 득점 이었는데, 시도가 정말 좋았다. 

박지수에게는 더 많은 시도를 해 보라고 말 해 주고 싶다.

‘하고 싶은 것 다 하라’는 말은 이기적으로 팀 플레이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감에 대한 부분이다.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실수를 범하거나 슛 미스가 나왔을 때에도 어느 정도는 뻔뻔해 보일 수 있을 만큼 주눅 들지 말라는 응원이다. 

라스베이거스는 KB가 아니다. 박지수의 턴오버나 슛 미스 하나에 팀의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감독이 결정하는 부분이다. 빅맨 라인업에 빅네임을 구축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어린 박지수가 꾸준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박지수가 차지하는 비중과 기대하는 부분을 감안했을 때, 박지수에게 필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에 자신 있게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내 손에 볼이 들어왔을 때, 더 자신 있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모습이 지금의 박지수에게 가장 필요할 것 같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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