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내린인제와 한솔레미콘의 부재가 너무 아쉬운 하루였다.

15일 경남 사천시 삼천포공원 특설코트에서 열린 FIBA 3x3 사천 챌린저 2022 예선에 5팀이 출전한 한국은 단 한 팀도 8강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비슷한 하드웨어를 가진 우쓰노미야(일본), 산사르(몽골)에게도 대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3x3의 민낯이 처참히 드러난 대회였다. 국내 3x3리그 중상위권 팀들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태양모터스(인천), 한울건설(예산), 데상트 범퍼스(서울)가 12팀이 겨루는 메인 드로우에 진출해 8강 진출을 노려봤지만 세 팀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모두 예선 탈락했다.

실력의 격차는 제쳐 두더라도 선수들의 준비 상태가 너무 부족했다. 기본적인 체력도 만들지 못한 몇몇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연신 허리를 굽히고, 무릎에 손을 올리면서 힘든 모습을 드러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해외 팀들은 체력이 약한 선수들을 집중 공략했고, 점수 차가 어느 정도 벌어지면 외곽에서 2점슛만 던지며 체력 세이브와 함께 승리를 챙겨갔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번 대회에 불참한 하늘내린인제와 한솔레미콘 생각이 안 날 수 없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이번 대회에 5팀을 출전 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2팀은 12팀이 겨루는 메인 드로우 직행, 나머지 3팀은 퀄리파잉 드로우 진출권이 주어졌다. 

협회는 메인 드로우 직행 티켓 2장을 코리아리그 1, 2위를 달리는 태양모터스와 데상트 범퍼스에게 제공했고, 퀄리파잉 드로우 진출권 3장은 지난달 선발전을 거쳐 한울건설, 블랙라벨, 마스터욱에게 돌아갔다. 

이 진행 상황만 보면 규정상 문제 될 건 없다. 심지어 협회는 사천 챌린저를 앞두고 위와 같은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사전에 공지까지 했다. 하지만 세심히 들여다보면 협회의 디테일이 아쉽다. 

 

하늘내린인제의 경우 코리아투어 1, 2차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했다. 

1차대회의 경우 결선 토너먼트가 열리는 당일 오전 9시부터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참가한 탓에 컨디션 난조를 겪은 하늘내린인제는 창단 후 최초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민섭, 박민수, 하도현이 3x3 국가대표에 발탁돼 소집훈련을 앞두고 있던 지난 6월에는 대표팀 소집 전 부상을 우려해 2차대회 자체에 불참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대회에 출전한 팀들에 비해 순위가 낮을 수밖에 없었고, 지난달 열린 사천 챌린저 선발전에는 강원도생활체전 참가의 이유로 참가조차 못 했다. 

한솔레미콘 역시 상황은 하늘내린인제와 비슷하다. 

이승준, 이동준, 석종태가 역시나 1차대회 토너먼트 직전 3x3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여했던 한솔레미콘은 1차대회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사천 챌린저 선발전에선 이승준, 이동준 형제가 일정상 불참하며 퀄리파잉 드로우 진출권도 따내지 못했다. 

 

협회가 선수들의 편의나 사정을 고려해 일정을 잡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3x3 선수들은 전업 선수로 활약할 수 없어 다른 일정도 중요하다는 것과 3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3x3 국제대회에서 한국 3x3 팀들의 선전을 생각했다면 최소한 선발전 일정 만이라도 선수들에게 맞춰주는 배려가 필요했다. 

퀄리파잉 드로우 진출권이 걸린 선발전은 지난 9월17일 충남 아산에서 열렸다. 협회는 '2022 유·청소년클럽리그(i-League) 여름농구축제'를 개최하는 이 기간 같은 체육관에서 사천 챌린저 선발전을 진행했다. 

타이트한 협회 일정 속에 어떻게든 선발전을 치러야 했던 협회는 수도권도 아닌 충남 아산까지 선수들을 불러들였고, 이 일정에 도저히 참가할 수 없었던 하늘내린인제는 불참, 이승준, 동준 형제가 해외 스케줄이 있었던 한솔레미콘은 두 형제 없이 선발전에 참가해야 했다. 

하늘내린인제와 한솔레미콘은 실력뿐 아니라 국제대회 경험이 가장 많은 팀들이다. 하늘내린인제 박민수, 하도현은 올해도 3x3 국가대표에 선발돼 3x3 아시아컵 8강 진출을 이끌었고, 한솔레미콘 이승준, 이동준, 김동우, 석종태 역시 3x3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올림픽 예선에도 참가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많은 경험들이 이번 사천 챌린저 때는 무용지물이 됐다.

안방에서, 그것도 3년 만에 열리는 3x3 국제대회에서 한국 팀들의 선전을 바라는 팬들을 생각했다면 최소한 선발전이라도 모든 팀들이 최대한 참가할 수 있는 일정으로 조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김민섭, 박민수, 하도현, 방덕원(이상 하늘내린인제), 석종태, 임원준(이상 한솔레미콘)
김민섭, 박민수, 하도현, 방덕원(이상 하늘내린인제), 석종태, 임원준(이상 한솔레미콘)

 

여기에 협회에서 한국의 FIBA 3x3 국가랭킹을 생각했다면 하늘내린인제와 한솔레미콘은 반드시 참가시켜야 했다.

현재 FIBA 3x3 국가랭킹은 자국 랭킹 25위까지 선수들의 포인트를 합산해 산정하는데 현재 하늘내린인제와 한솔레미콘에서 활약하는 8명의 선수들이 2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만약, 이번 사천 챌린저 포인트를 하늘내린인제와 한솔레미콘 8명의 선수들이 가져갔다면, 한국의 FIBA 3x3 국가랭킹은 단숨에 급상승할 수 있었다. 하늘내린인제와 한솔레미콘을 대신해 출전한 블랙라벨, 마스터욱 선수들 중 25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단 1명도 없다.
  
하늘내린인제와 한솔레미콘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어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팬들에게 조금 더 수준 높은 경기를 선물하고, 한국의 FIBA 3x3 국가랭킹 상승에는 분명 큰 도움이 됐을 것이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사진 = 김지용 기자,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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